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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청년의 무거운 현실 (금융허무주의, 서울공화국, 실패용납불가)

by StackNote 2026. 1. 30.

청년의 무거운 현실
청년의 무거운 현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은 수치상으로는 일부 개선되었지만, 결혼과 출산 같은 인생의 중요한 선택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외면받고 있습니다. 청년 임금근로자의 일자리 만족도는 30%대 중반, 소득 만족도는 20% 후반에 불과하며,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입니다. 이러한 역설 뒤에는 감당 불가능한 주거비, 노동시장 이중구조, 부실한 안전망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금융허무주의와 감당 불가능한 부채의 족쇄

39세 이하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29.8%로 40대의 22.6%, 50대의 16.8%보다 확연히 높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132.2%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청년층이 가진 저축 규모보다 금융 부채가 더 크게 얹혀 있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2025년 현재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2억 원을 넘어섰고, 대기업 30대 초반 직장인이 세후 연봉 5천만 원을 모두 저축한다고 가정해도 24년이 걸립니다. 식비, 교통비, 세금을 모두 0으로 계산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불과 몇 년 전 유행했던 '영끌'이라는 단어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는다는 뜻이었지만, 이제는 영혼을 끌어모아도 닿을 수 없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대출 규제는 강화되고 금리는 높아졌으며, 집값은 보통의 근로소득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아득히 초과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금융허무주의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단순히 돈이 없다는 푸념이 아니라,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아껴봤자 월급만으로는 자산 가격이 오르는 속도를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는 깊은 무력감과 체념입니다.
비평자의 지적처럼, 이는 '청년이 나약해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입니다. 1990년대 초 일본의 버블 붕괴 직전 가계 부채가 GDP 대비 70% 수준이었던 반면, 2025년 대한민국은 105%를 넘나들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 청년들은 자산 가격의 폭등을 눈앞에서 목격하며 나만 뒤처졌다는 극심한 불안감 속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빚을 떠안게 된 세대입니다.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 한 명을 낳아 대학까지 보내는 데 평균 3억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다는 통계 앞에서, 미래를 계획하는 것 자체가 비합리적인 선택이 되어버립니다. 감당 불가능한 주거 비용이라는 거대한 족쇄가 청년들의 삶의 계획, 그 첫 단추 자체를 채울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공화국 속 지방 청년의 소멸

수도권 청년들이 금융허무주의와 디지털 우울에 시달리는 동안, 불 꺼진 도시에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생존 투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500대 기업 중 무려 91%의 본사가 수도권에 몰려 있으며, IT, 금융, 미디어, 서비스업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과거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었던 울산의 조선업, 구미의 전자 산업, 거제의 조선 해양 플랜트 산업 현장에서 양질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대부분 저임금 단기 계약직뿐입니다.
서울 청년이 더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고민할 때, 지방 청년은 일할 수 있는 직장 자체가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청년 인구는 순유출을 기록했고, 그 숫자를 모두 합치면 50만 명을 넘어섭니다. 50만 개의 꿈이, 50만 개의 미래가 서울이라는 단 하나의 목적지를 향해 떠나간 것입니다. 인프라의 붕괴는 더욱 심각합니다. 지방의 많은 도시에서 소아과와 산부인과가 문을 닫고 있으며, 아이가 아파도 밤에 달려갈 응급실이 없어 차로 한 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공화국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은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더 복잡하고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수도권 청년은 살인적인 주거비와 경쟁에 내몰리고, 지방 청년은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채 잊혀갑니다. 수도권 청년의 고민이 12억짜리 아파트를 어떻게 살까라는 상대적 박탈감의 영역이라면, 지방 청년의 고민은 월 250만 원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어떻게 구할까라는 절대적 생존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출발선 자체가 다른 것입니다. 비평에서 지적한 것처럼, 지방 청년에게는 어떤 일자리 전략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대한민국의 일자리 시장은 거대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하나의 성과 같습니다. 성 안에는 대기업, 공공기관의 정규직이라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있습니다. 높은 임금, 탄탄한 복지, 사회적 인정, 그리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예측 가능성이 보장됩니다. 하지만 이 성문은 너무나도 좁아서 전체 청년 구직자의 15% 미만만이 이 문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85%의 청년들은 성 밖 즉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플랫폼 노동이라는 광야에 내몰립니다.
2025년 기준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평균 초임은 5,500만 원에 육박하지만,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평균 초임은 3천만 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시작 전부터 거의 두 배에 가까운 격차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월급 액수의 차이가 아닙니다. 고용 안정성, 대출한도, 자녀 학자금 지원, 의료비 혜택까지 삶의 모든 조건이 달라집니다. 똑같이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똑같이 하루 8시간을 성실하게 일해도, 어떤 문을 통과했느냐에 따라 인생의 경로가 포장된 고속도로와 비포장 낭떨어지 길로 나뉘어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청년들은 극도로 안정 지향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창업은 한 번 실패하면 신용불량자가 되어 재기가 거의 불가능한데 누가 쉽게 도전할까요? 결혼과 출산은 성 밖에서는 내 한 몸 건사하기도 벅찬데 어떻게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책임질 미래를 그릴 수 있겠습니까?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실패를 받아줄 사회 안전망이 너무나도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실업급여 수급 기간과 소득 대체율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 번 직장을 잃으면 다음 기회를 모색할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튼튼한 트램펄린이 있는 사회에서나 가능한 격언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트램펄린은 커녕 한 번 떨어지면 그대로 콘크리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청년들이 결혼, 출산, 창업과 같은 인생의 중요한 변화를 회피하는 것은 개인의 이기적인 선택이 아닙니다. 이 가혹한 시스템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생존 전략인 셈입니다. 한 번 미끄러지면 끝이라는 공포가 사회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데, 누가 감히 절벽 위에서 외줄타기를 하려고 하겠습니까? 비평에서 제기한 것처럼, 주거·돌봄·실업안전망을 어떻게 바꾸면 '실패 비용'을 실제로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제도 설계가 시급합니다.
오늘날 청년 문제는 단순히 돈이 없고 살기 힘들다는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섭니다. 이것은 한 세대의 삶의 가치관, 그리고 성공의 정의가 뿌리부터 뒤흔들리고 재설정되는 거대한 지각 변동입니다. 과거의 성공 공식이 소유와 안정에 맞춰져 있었다면, 새로운 세대의 방정식은 경험과 성장, 그리고 삶의 질을 향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전환을 긍정적으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 해결 없이는 어쩔 수 없는 적응을 미화하는 것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적 성찰도 필요합니다.


[출처]
요즘 돈 없는 2030의 무거운 현실: https://www.youtube.com/watch?v=51zyNL2PApU